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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도 베트남 신부 열풍
중국도 ‘베트남 신부’ 열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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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00위안(약 34만원)이 좀 못 되는 돈을 버는 그는 <충칭만보>에 “인터넷에서 보니 베트남의 평균 월급은 500위안이어서 베트남에 가면 나도 부자”라며 “베트남 아가씨는 예쁘고 말대꾸하는 법이 없다고 한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20대 후반에 여자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그의 동료들도 홍린이 성공하면 그를 따라하겠다며 지켜보고 있다.
현란하게 발전하는 중국 경제, 점점 벌어지는 빈부격차 속에서 젊은 농민공(농촌 호구를 가지고 도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베트남 신부 열풍이 불고 있다. 2008년께부터 경제가 가장 발전한 광둥성에서 시작된 이 현상은 이제 장쑤, 저장, 상하이 부근 농촌에서도 유행하고 있다고 <봉황위성텔레비전>이 4일 보도했다.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중국은 ‘신부 수출국’에서 ‘신부 수입국’이 됐다.
난징의 작은 회사에서 일하는 다이머우가 3만5천위안(약 600만원)을 들여 베트남 신부와 결혼한 ‘성공담’이 최근 언론에 보도되면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그는 “베트남 아내는 게으르지 않고 잘난 척하지 않고 돈만 밝히지 않고 젋고 예쁘고 성실하다, 특히 말을 아주 잘 듣는다”며 ‘극찬’했다. 베트남에서 선을 볼 때마다 “아가씨들이 밥을 떠주고 새우껍질을 까주고 고기를 집어 그릇에 넣어주더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돈으로 베트남 신부를 사오는 식의 결혼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봉황위성텔레비전>은 논평을 통해 “베트남 신부가 ‘말을 잘 듣는다’고 환호하는 중국 남성들의 모습에서 적나라한 남성중심주의의 그림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은 “2억3천만 농민공 가운데 36.5%를 차지하는 21~30살의 신세대 농민공들이 (3D업종 종사자에 대한 차별 등으로) 배우자를 찾을 수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베트남 신부 현상에 깔려 있다”고 평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2010.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