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미국보다 더 자본주의 제2 중국은 시간문제

Thời sự 뉴스 2006. 11. 7. 08:29








기사 입력시간 : 2006-11-07 오전 4:02:41



미국보다 더 자본주의 제2 중국은 시간문제













"내 생각에 제2의 중국은 베트남이 될 것 같다." 세계 2위의 은행인 HSBC의 아태지역 최고경영자 마이클 스미스는 이렇게 말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고작 587달러(2005년 기준)인 동남아의 '빈국' 베트남에 과연 이런 찬사는 타당한 것일까.

하노이의 남서쪽 뜨 리엠이란 위성도시에는 18, 19일 세계 각국 정상이 몰려온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거대한 파동형 유리지붕의 콘퍼런스홀과 인근의 특급 호텔은 단장을 마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베트남에 이번 회담은 1990년대 이후 '도이모이(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이룩한 경제 발전상을 세계에 보여 줄 좋은 기회다.

베트남 경제발전 속도는 눈이 부실 정도다. 2001년부터 5년간 GDP 성장률이 평균 7.5%에 달한다. 지난해 성장률은 8.4%나 된다. 중국에만 뒤졌을 뿐 태국.말레이시아.대만.한국을 모두 앞선 기록이다. 올 들어 9월 22일까지의 주가 상승률은 66%로 413개 아시아 지수 가운데 단연 최고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S&P는 9월 베트남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올렸다.

아직 무역적자를 내고는 있지만 수출 신장세도 놀랍다. 올 들어 7월까지 수출은 220억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5%나 증가했다. 주요 수출상품은 원유.섬유.신발 제품을 비롯, 쌀.커피.후추.새우 등 농수산물이다.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생산한 전기전자 제품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산업구조도 점차 고도화해 2000년 25%였던 농업 비중은 지난해 21%로 낮아졌다. 2010년에는 15%로 떨어질 전망이다. 90년 전체 가구의 51%에 달하던 극빈층(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사람)의 비율은 최근 8%로 낮아졌다. 베트남 경제를 떠받드는 또 하나의 기둥은 외국인투자다. 미국의 인텔은 최근 베트남에 6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미 중국에 두 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는 인텔이 이번엔 베트남을 선택한 것이다. 낮은 인건비와 우수한 노동력이 감안됐다.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액도 5년간 8배로 늘어났다. KOTRA 호찌민 무역관의 김동현 과장은 "인건비가 월 45~55달러로 중국의 절반도 안 되지만 근로자들이 성실하고 손재주가 뛰어나 경영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베트남엔 양질의 젊은 노동자들이 풍부하다. 8400만 명의 인구 중 60%가 27세 미만인 특이한 연령구조 때문이다. 또 중등학교 진학률은 중국.인도.인도네시아보다 높은 75%에 달한다.

시장경제에 대한 발 빠른 적응도 성장의 원동력이다. 뉴욕 타임스가 베트남의 정책은 중국보다 더 친기업적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최근 베트남 정부가 마련한 소득세법안은 미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다. 부자에게 과감한 면세혜택을 주고 상속세에도 많은 예외를 뒀다.

중국.인도처럼 베트남에서도 과거 전쟁과 가난으로 조국을 등졌던 사람들의 귀향이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해외에서 영어를 익히고, 기업 경험을 쌓고, 서양의 기술을 배운 이 '비엣 끼에우(Viet Kieu: 해외로 나간 베트남인들)'들이 사업을 위해 조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14세 소년 푸탄은 사이공 함락 전날 대사관 직원이었던 모친과 함께 헬리콥터로 베트남을 탈출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지금은 인텔의 베트남 공장 설립을 지휘하고 있다.

물론 베트남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의 성장세는 주력 수출상품의 가격 급등과 주요 수출국의 호황에 힘입은 바 크다. 이런 구조 탓에 향후 세계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베트남 경제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부패와 인프라 부족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하노이의 한 한국 기업인은 "세관에서는 뒷돈 없이는 물건 통관이 안 되고 각종 인허가엔 뇌물이 필요하다"며 "외국 기업인들은 뇌물을 비용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북부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대형 뇌물 스캔들로 중단되기도 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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